[유기화학] (4) 유기반응 - 18. “‘친구’ 같은 전자쌍, 누가 누구랑 놀까?”

 

‘친구’ 같은 전자쌍, 누가 누구랑 놀까?

화학은 전자의 이야기다. 특히 ‘전자쌍’은 언제나 놀 친구를 찾고 있다. 어떤 전자쌍은 주고 싶어 하고, 어떤 자리는 전자쌍을 받고 싶어 한다.

📌 이 편은 왜 중요한가?

이제 우리는 반응 메커니즘의 ‘출발점’을 이해해야 한다. 모든 유기 반응은 전자쌍에서 시작되고, 그 전자쌍은 누군가와 결합하고 싶어 한다.

그 역할을 하는 존재가 바로 친핵체(Nucleophile)다.

친핵체는 전자쌍을 품은 사람이다. 그리고 그 전자쌍을 새로운 만남에 쓰고 싶어 한다.

👀 전자쌍을 품은 분자

유기 분자에는 다양한 전자쌍이 있다. 공유 결합 속에 있는 것도 있지만, 혼자 떠다니는 비공유 전자쌍도 존재한다.

이 비공유 전자쌍이 ‘공간적으로 혼자 떠 있는’ 성질 덕분에 반응을 시작할 수 있다.

🎯 친핵체(Nucleophile)란?

‘핵을 좋아하는(nucleus-loving)’ 분자. 즉, 전자쌍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전자가 부족한 곳을 향해 공격하는 존재다.

  • 전자 밀도가 높고
  • 비공유 전자쌍 또는 π 결합을 가지고 있으며
  • 결합을 만들고 싶어하는 성향

쉽게 말해, 외로운 전자쌍을 가진 분자가 결합할 대상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.

💡 대표적인 친핵체들

1. 음이온 기반

  • OH⁻
  • CN⁻
  • Cl⁻, Br⁻, I⁻
  • HS⁻, RS⁻

2. 중성 분자

  • H₂O
  • NH₃
  • ROH (알코올)
  • RNH₂ (아민)

이들 모두 **전자쌍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**을 가지고 있다.

📊 친핵성(Nucleophilicity)의 순위

모든 친핵체가 똑같이 반응하는 건 아니다. 누가 더 빨리, 강하게 반응하는가? 그건 친핵성의 크기에 달려 있다.

  • 더 작은 원자 → 높은 친핵성
  • 더 높은 전자 밀도 → 높은 친핵성
  • 극성 용매 속에서는 → 친핵성이 감소

예: CH₃O⁻ > OH⁻ > H₂O

친핵체는 사람과 같다. 같은 말을 해도, 누가 더 먼저 말을 거는지는 다르다.

⚛️ 친핵체 vs 염기

둘 다 전자쌍을 가진다. 하지만 쓰임은 다르다.

  • 친핵체: 전자쌍으로 ‘결합’을 만든다
  • 염기: 전자쌍으로 ‘수소’를 잡아 뺀다

즉, 대상이 다르고 반응 경로도 완전히 다르다.

🔬 예시: 누가 누구랑 놀까?

예 1: NH₃ + CH₃Cl

:NH₃ + CH₃–Cl → CH₃–NH₃⁺ + Cl⁻

아민의 비공유 전자쌍이 탄소 중심에 공격하며, Cl⁻가 떠난다. → SN2 반응의 전형적인 예

예 2: OH⁻ + CH₃Br

–OH가 브로민을 밀어내고 CH₃OH를 만든다

📐 친핵성과 구조적 요인

1. 전자쌍 위치

비공유 전자쌍이 더 바깥에 있을수록 더 공격적으로 결합하려 한다.

2. 전기음성도

전기음성도가 낮은 원자일수록 전자쌍을 더 쉽게 주려 한다 → N, P, S > O, F

3. 입체 장애

큰 구조에 가려진 전자쌍은 타겟에 다가가기 어렵다 → 친핵성 ↓

🌊 친핵체와 용매

용매는 반응성에 영향을 크게 준다

  • 극성 프로톤 용매 (물, 알코올): 음이온 친핵체가 용매에 감싸임 → 반응성 ↓
  • 극성 비프로톤 용매 (DMSO, 아세톤): 전자쌍 노출 → 반응성 ↑

🎯 친핵체의 역할은 단순하다

그는 결합을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다. SN 반응, 에스터화, 친전자성 반응 등 수많은 반응에서 친핵체는 ‘공격자’이자, 이야기의 첫 줄이다.

📌 전자쌍은 왜 반응하려 하는가?

  • 안정하지 않아서
  • 자신을 받아줄 전자 빈자리를 찾아서
  • 새로운 결합을 형성하며 에너지 상태를 낮추기 위해

이건 단순한 화학이 아니라 ‘관계’에 대한 이야기다.

📎 마치며

분자는 말이 없다. 하지만 그 안의 전자쌍은 언제나 친구를 원한다.

누가 누구와 반응하고, 왜 그 전자쌍이 거기로 향하는가? 그건 모든 유기 반응의 출발점이다.

친핵체는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전자쌍이다. 그리고 유기화학은 그 친구 찾기의 연속이다.

📎 한줄 요약

전자쌍은 반응의 주체이며, 친핵체는 유기화학의 ‘관계’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다.